이 편만은 사건 순서대로 간다. 나흘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곧 이 편의 뼈대이기 때문이다.
| 날짜 | 사건 |
|---|---|
| 8/17 (월) | 이슬라마바드 각서 만료 — 호르무즈 봉쇄의 마지막 외교 경로가 소멸. 미 30년 금리 5.31%(우리 종가 계열 기간 최고) |
| 8/18 (화) | 미 30년 장중 5.33% — 2007년 6월 이후 19년 최고(장중치 — 종가는 5.28%). 일본 30년(JGB)도 4.096% 사상 최고 |
| 8/19 (수) 아시아 | 코스피 −5.80% · 니케이 −3.16% — 아시아가 금리 쇼크와 중동 악재를 거래 |
| 8/19 (수) 미국 | 재무부, 장기국채 바이백 배증 발표 → 금리 급락·증시 상승·크립토 숏스퀴즈. 장 마감 후 서울에서는 SK하이닉스 40조 자사주 소각 공시 |
| 8/20 (목) | 코스피 +5.89% 하루 만의 V자. 그리고 삼성전자 “100조 주주환원” 보도(★공시 아님 — §04) |
같은 날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것부터 풀어야 한다. 시차가 비대칭을 만들었다. 지구가 도는 순서 때문에 아시아는 8/19에 쇼크(19년 최고 금리·외교 경로 소멸)를 거래했고, 미국은 몇 시간 뒤 구제책(재무부의 개입)을 거래했다. 아시아가 그 구제책을 반영한 것이 8/20의 V자다.
같은 8/19에 대만 가권은 −1.30%, 항셍은 +0.09%였다. 한국만 −5.80%다. 증폭 요인은 한국 고유였다는 뜻이고 — 그 증폭기가 무엇인지가 §03의 주제다.
#13의 결론은 “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격인데, 공식적으로 값을 정하겠다는 사람이 없다”였다. 8월 19일, 그 자리에 첫 번째 사람이 들어왔다. 미 재무부가 장기국채 바이백을 회당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배로 늘렸다. 대상은 10~20년·20~30년 구간, 기간은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다. 명분은 “장기물 유동성 지원”이다.
바이백이라는 말부터 풀어야 한다. 재무부가 시중에 유통되는 자기 국채를 되사는 것이다. 겉모습은 중앙은행의 양적완화(QE)와 닮았지만 전혀 다른 물건이다 — ⑴ 사는 주체가 연준이 아니라 재무부고, ⑵ 살 돈은 찍는 게 아니라 단기국채를 새로 발행해서 조달하며, ⑶ 그래서 시중의 돈과 국채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. 바뀌는 것은 만기 구성뿐이다 — 장기물을 거둬들이고 단기물을 내놓는다. 돈을 푸는 정책이 아니라, 국채라는 저수지의 배관을 바꾸는 정책이다.
이 구분이 왜 중요한가. 총량이 안 변하는 개입은 지문이 다르게 남기 때문이다. #13에서 금리를 둘로 쪼갰다 — 실질금리(물가를 뺀 돈의 진짜 사용료)와 기대인플레이션(BEI, 물가연동국채 가격에서 역산한 시장의 물가 전망). 수급으로 장기물의 웃돈(기간프리미엄 — 만기가 길다는 이유만으로 더 받는 금리)을 누르는 개입이라면 실질금리만 내려가고 BEI는 가만히 있어야 한다. 돈이 풀리는 개입이라면 BEI가 움직인다.
우리 실측이 잡은 지문은 전자였다.
| 미 10y | 미 30y | 실질 30y | BEI 10y | |
|---|---|---|---|---|
| 8/17 | 4.72 | 5.31 | 3.06 | 2.28 |
| 8/18 | 4.71 | 5.28 | 3.03 | 2.30 |
| 8/19 | 4.65 | 5.19 | 2.94 | 2.30 |
발표가 나온 8/19 하루, 떨어진 것은 전부 실질금리다(−9bp). BEI는 2.30에서 꿈쩍도 안 했다. 인플레 기대가 내린 게 아니라 기간프리미엄이 수급으로 눌린 것 — 개입의 지문이 교과서대로 남았다.
두 가지가 이 개입을 특별하게 만든다. 첫째, 기간이 정해져 있다. 창은 11월 4일에 닫히는데, 그 날짜는 우연이 아니다 — 미국 중간선거(11/3) 바로 다음날이자 다음 분기 국채발행계획 발표일이다. 명목상 분기 일정이라 논리적으로 맞는 날짜지만, 결과적으로 선거 직전까지 화력을 집중하고 선거 다음날 연장 여부를 정하는 배치가 됐다. 그래서 이 개입의 판정일은 개시일이 아니라 종료일이다 — 창이 닫힌 뒤 장기금리가 어디로 가는지가 #13 논제의 답이다 (계기판 ③이 이중 D-카운트로 센다).
둘째, 연준이 반대편에 있다. 5월에 취임한 워시 의장(상원 인준 54 대 45 — 역대 최대 분열)을 두고 해석이 둘로 갈린다. 보도의 해석: 재무부의 완화를 상쇄하려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긴축할 수 있다. 다른 해석: 워시는 연준의 개입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강한 카드를 쓰지 않을 것이고, 재무부가 홀로 싸우는 그림이라는 것. 두 해석은 방향이 다르므로 여기 나란히 둔다. 공통점은 하나다 — 연준은 재무부보다 훨씬 강한 카드(단기를 팔고 장기를 사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, 장기금리에 상한을 거는 YCC)를 쥔 채 쓰지 않고 있다.
#13은 네 갈래 시나리오 중 S4를 “금융억압 — 국가가 금리를 시장에 안 맡기는 세계”로 정의했다. 발행자가 자기 채권을 사서 기간프리미엄을 누르는 것은 그 세계의 첫 실물 증거다. 다만 월가는 이 개입을 강함이 아니라 채권시장 불안의 징후로 읽는다는 것도 기록해 둔다 — 같은 사건, 반대 독해.
이제 §01의 숙제 — 왜 한국만 −5.80%였나. 8/19의 아시아를 나란히 놓으면 이 질문이 선명해진다.
| 8/19 | 8/19 | ||
|---|---|---|---|
| 코스피 | −5.80% | 항셍 | +0.09% |
| 니케이 | −3.16% | 나스닥 | +0.57% |
| 대만 가권 | −1.30% | VIX | 15.19 (내림) |
공포지수(VIX)가 15에서 더 내렸다. 세계적 위험회피가 아니었다는 뜻이다. 한국 안에서도 갈렸다 — 코스피 −5.80% vs 코스닥 −1.17%. 진앙은 수출 대형주다(삼성전자 −7.8% · SK하이닉스 −9.8%). 무언가가 한국의 수출 대형주만 겨냥해 눌렀다.
용의자는 환율이다. 메모리 초호황이 벌어들인 달러 — 경상수지(수출입과 소득을 합친 나라의 벌이) 흑자가 12개월 누적 2,662억 달러, 한국 GDP의 13~14% 규모다. 6월 한 달에만 497억 달러로 가속 중이다. 그 달러가 원화로 바뀌며 통화를 밀어올렸다. 얼마나 밀었는지가 아래 차트다 — 달러에 대해서만이 아니다.
달러 약세라면 원화는 달러에 대해서만 오른다. 지금은 유로·엔·위안 전부에 10% 안팎으로 올랐다(4쌍 평균 +10.7%, 최대와 최소의 차이 1.7%p). 그리고 시점이 겹친다 — 원화가 가장 쌌던 날이 6/5(달러당 1,559.5원), 코스피 사상 최고가 6/22(9,115). 원화가 돌아선 직후 증시가 꺾였다.
이것이 수출 대형주에 왜 아픈가. 삼성·하이닉스는 달러로 벌어 원화로 보고한다. 삼성의 2분기 영업이익 89.4조원은 환율 1,500원대에서 번 숫자다 — 같은 달러 실적이 1,390원대에서는 원화로 7~8% 작아진다. 호황이 달러를 벌고, 달러가 원화를 밀어올리고, 오른 원화가 그 호황을 만든 주식을 재평가한다 — 호황이 스스로를 꺾는 순환이다. 자원 수출로 통화가 절상돼 제조업이 다치는 네덜란드병의 기전 그대로인데, 한국은 그 “자원”이 메모리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. 수출 대형주가 모인 코스피만 맞고 내수 중심의 코스닥은 덜 맞은 것도, 원화만 오른 것도 이 그림과 맞는다.
확인된 것은 시점이 겹치고(동시성), 맞은 자리가 정확히 수출 대형주와 원화라는 것(선택성)까지다. 그리고 8/20이 하루 단위 인과를 기각했다 — 이날 원화는 1,390.0에서 1,396.0으로 오히려 약해졌는데 코스피는 +5.89% 올랐다. 8/19와 부호가 정반대다. 두 달 반의 절상 11%는 유효한 배경이지만, 하루하루의 등락을 환율로 설명할 수는 없다. 8/19의 방아쇠는 §01의 세계 쪽(19년 최고 금리·외교 경로 소멸)이 맞고, 환율은 방아쇠가 아니라 증폭기다.
두 번째 발표는 서울에서 나왔다. 8/19 장 마감 후 — 코스피가 −5.80%로 무너진 바로 그날 저녁 — SK하이닉스가 공시를 냈다. 40조 43억 4천만원, 2,407만주(발행주식의 3.3%)를 8/20부터 3개월간 사들여 전량 소각한다. 국내 상장사 역대 최대이고, 2025~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(FCF — 벌어들인 현금에서 투자를 뺀, 회사가 실제로 처분할 수 있는 돈)의 50% 이상을 환원하겠다는 약속이 붙었다. 다음날에는 삼성전자가 8월 중 이사회를 열어 특별현금배당 등 100조원이 넘는 주주환원을 의결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. ★삼성 건은 아직 공시가 아니라 보도다 — DART 결의가 나오기 전까지 이 편은 확정으로 다루지 않는다(계기판 ①이 주시 중이다).
40조, 그리고 100조. 숫자가 크다는 감탄은 쉽다. 이 절이 하려는 것은 그 다음이다 — 이 규모가 주가에 실제로 얼마나 닿을 수 있는가. 자를 세 개 대본다: 시가총액, 현금 창출력, 그리고 실제로 시장에서 사는 물량.
| SK하이닉스 — 40조 소각 (공시) | 삼성전자 — 100조 배당 (★보도) | |
|---|---|---|
| 시가총액 대비 | 3.2% (시총 1,235조) | 6.3% (시총 1,584조) |
| 연간 FCF 대비 | 1.5년치 (FCF 26.1조) | 2.6년치 (FCF 37.8조) |
| 시장에서 사는 물량 | ADV(일평균 거래대금) 4.5일치 3개월 분산 시 하루 7% | 없음 — 배당은 주식을 사지 않는다 |
| 주당 가치의 기계 효과 | +3.4% (주식수 −3.3%) | 0 — 지급액만큼 배당락 |
| 지배주주에게 | 현금 0 · 지분율 +0.68%p | 현금 유입 · 지분율 그대로 |
소각의 자부터. 수급으로는 크지 않다 — 3개월에 나눠 사면 하루 0.63조원, 하이닉스 하루 거래대금의 7%다. 이 물량으로 하루 +12.73%를 기계적으로 만들 수는 없다. 주당 가치로도 상한이 뚜렷하다 — 주식의 3.3%를 없애면 남은 주주의 몫은 1/(1−0.033)배, 즉 +3.4%가 산술이 허락하는 전부다. 그런데 주가는 발표 다음날 +12.73% 움직였다. 기계 효과의 네 배 — 이 간극이 발표의 실제 내용이다. 시장이 산 것은 40조어치 매수 물량이 아니라 “2025~2027 누적 FCF의 50% 이상”이라는 약속이다. 연 FCF 26조가 유지된다면 3년에 39조를 넘는 규모라, 40조는 그 약속의 첫 집행분으로 읽힌다. 재평가된 것은 물량이 아니라 환원의 레짐이다.
배당의 자는 다르게 생겼다. 배당은 시장에서 주식을 사지 않는다 — 기준일이 지나면 지급액만큼 주가에서 빠진다(배당락). 100조라면 시총의 6.3%가 주주들의 계좌로 옮겨질 뿐, 그 자체로 주당 가치를 올리지는 않는다. 그런데도 이 숫자가 무겁게 읽히는 이유는 둘이다. 하나 — 재원의 크기. 연간 FCF의 2.6년치라 정례화될 수 없는, 일회성일 수밖에 없는 규모다(그래서 “특별”배당이다). 둘 — 현금이 닿는 곳. 소각은 지배주주에게 현금을 한 푼도 주지 않지만(지분율만 +0.68%p 오른다), 배당은 지분 사다리를 타고 현금이 위로 올라간다. 두 회사가 고른 형태가 각자 지배구조의 공개된 수요 — 한쪽은 재산분할이라는 현금 수요, 다른 쪽은 승계 구도 — 와 맞아떨어진다. 여기까지가 관찰이고, “그래서 골랐다”는 인과 단정은 하지 않는다.
삼성 이사회의 DART 공시가 형태와 규모를 확정한다 — 계기판 ①이 발화로 바뀌는 순간이다. 하이닉스 쪽은 병행 검토 중이라는 배당 확대안이 다음 확인점이다(소각만으로는 현금이 흐르지 않는다). 그리고 40조의 매입은 8/20부터 3개월 — 하루 7%의 꾸준한 매수세가 수급의 바닥을 어떻게 바꾸는지도 관찰거리다.
무대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같은 주에 신호를 낸 자산이 셋 있다. 전부 이번 주의 실측이다.
① 원유 — 가격은 얌전한데, 완충이 줄고 있다. 호르무즈 봉쇄가 6개월째다. 해협 통항은 하루 110척에서 7척으로 −94%인데 브렌트유는 92달러대 — 3월 정점(126달러)에 한참 못 미친다. 우회 배관(수에즈 파이프라인 등 하루 240만 배럴)이 돌기 때문이다. 다만 가격이 조용하다고 상황도 조용한 것은 아니다 — 세계 상업재고에서 운영하한을 뺀 완충재를 소진 속도로 나눈 활주로가 중앙 시나리오 기준 67일(2.2개월)이다. 소모전 시나리오의 방어선이 2개월이니 딱 선 위다 (낙관 135일·비관 31일 — 시나리오값이지 예측이 아니다). 그리고 우회 인프라는 지중해 쪽으로 나 있어 아시아행 우회는 명목 용량의 19%만 돈다 — 평균 가격은 조용한데 아시아가 받는 물량이 얇다. 한국·일본에 직접 걸리는 축이다.
② 크립토 — 올랐지만, 새 돈이 들어온 게 아니다. 8/19 미국장의 랠리에서 비트코인은 +7.9%, 이더리움은 +19.3% 올랐고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+1,130억 달러 늘었다. 그런데 유입 연료인 스테이블코인 총량은 같은 기간 +3.6억 달러 — 300배 차이다. 새 돈이 들어와 오른 게 아니라는 뜻이고, 실제로 그날 24시간 청산(레버리지 포지션 강제 종료) 19.1억 달러 중 91%가 하락 베팅(숏)이었다. 가격이 오르자 숏이 강제로 되사며 상승을 증폭시키는 숏스퀴즈다 — 일회성 역학이라, 이어지려면 스테이블 유입 전환이 확인돼야 한다. 맥락도 붙여 둔다: 크립토는 작년 10월 고점에서 −53%의 자체 약세장을 겪고 7/1에 바닥을 찍었다. 지금은 저점 대비 +18% 반등이지 회복이 아니다(연초 대비 −22%).
위 판정은 유입 연료를 스테이블코인 총량 하나로만 쟀다. 그런데 현물 ETF는 스테이블을 거치지 않고(법정통화 → 발행사 → 현물 매수) 자국을 남긴다 — 그리고 바로 이날 8/19, 비트코인 현물 ETF 순유입이 구간 최대 +5.17억 달러였다. 숏스퀴즈(기제)와 유입(연료)은 동시에 성립한다. 관로를 합쳐 다시 재면 최근 두 달 −103.5억 달러 유출 후 3~4주째 복귀 중이다 — “연료 없는 상승”이 아니라 “연료가 돌아오는 중”이 정확하다. 이 정정에 따라 연료계의 주 신호를 스테이블+ETF 합산으로 바꿨다. 규모의 정직성: ETF 유입은 그날 상승분의 0.5% 수준이라 상승을 ‘만든’ 것은 아니다 — 한계 매수자가 있었고, 그 사실이 스테이블 지표에 안 잡혔다는 것까지가 정정이다.
③ 일본 가계 — 예금에서 국채로, 조용한 이동. 이 편의 수문들은 전부 사람이 열었다 — 재무부가, 이사회가. 일본 가계 쪽에서는 지금 결의 없이 수문이 열리고 있다. 개인향 국채의 월별 발행에서 금리를 잠그는 고정5년이 금리를 따라가는 변동10년을 17개월 연속 앞서고 있다(2025년 4월부터). 이번 회계연도 5개월 발행이 벌써 4.1조엔 — 연율로 9.8조엔, 작년(6.2조엔)보다 +59%다. JGB 30년이 4%를 넘고 예금이 그걸 못 따라가자, 가계 저축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. 수천만 개의 작은 수문에는 이사회가 필요 없다 — 금리가 곧 손잡이다.
정리하면 — 미국 국채는 발행자의 개입이, 한국 증시는 환율과 환원 발표가, 원유는 우회 경로와 재고가, 크립토는 포지션 청산이, 일본 가계는 금리 그 자체가 이번 주의 가격을 움직였다. 다섯 자리 모두, 가격을 움직인 것은 전망이 아니라 물이 실제로 흐르는 길이었다.
재무부 장관이 바이백에 이르기까지 쓴 카드의 순서를 복기하면 이 편의 그림이 완성된다. ⑴ 이란 사태를 언급해 유가를 눌러 금리를 낮추려 했고(구두), ⑵ 엔화 매입 가능성을 흘렸고(환율), 앞의 둘이 안 먹히자 ⑶ 바이백이라는 물리적 조치로 갔다. 유가·환율·금리 — 우리가 §02, §03, §05에서 따로 본 세 가격이 정책의 층위에서는 이미 한 배관으로 취급되고 있다.
그래서 남은 관찰은 넷이다.
⑴ 지문이 유지되는가. 지금까지는 실질금리만 움직였다. BEI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개입이 인플레 기대까지 건드린 것이라 성격이 바뀐다 — 계기판 ④의 발화 조건이 정확히 이것이다.
⑵ 창이 닫힌 다음날. 11월 4일, 선거 다음날이자 다음 발행계획 발표일. 기간이 정해진 개입은 종료일이 판정일이다. 창이 닫힌 뒤 장기금리가 제자리로 돌아오면 개입은 값을 정한 것이 아니라 미룬 것이 된다.
⑶ 역설 하나 — 개입이 엔캐리를 앞당길 수 있다. 미일 10년 금리차가 176bp까지 좁혀져 있다(발화선 150bp). 재무부가 미국 장기금리를 누르면 갭은 더 좁아진다. 갭이 좁아질수록 싼 엔을 빌려 미국 자산을 사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남는 폭이 줄고, 일본 돈이 집으로 돌아가는 되돌림(리패트리)의 조건이 익는다 — 미국의 구제책이 일본발 되돌림을 앞당기는 역설이다.
위 서술은 “미국만 움직인다”는 가정 위에 있었다. 게시 다음날 갭은 좁아지지 않고 184bp로 벌어졌다 — 미국이 아니라 일본이 움직여서다. 일본 30년이 사상 최고 4.096%에서 3.995%로, 4% 아래로 되돌아왔다. 미국의 누름이 갭을 좁히는 힘이라는 방향 자체는 유지하되, 일본 장기물이 진정되면 갭은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. 계기판 ⑤가 그대로 센다(발화선 150bp).
⑷ 저수지의 새 경쟁자. 장기금리를 밀어올리는 쪽에는 40조 달러를 넘은 연방부채만 있는 게 아니다 —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장기 회사채 발행이 같은 장기 듀레이션 수요를 놓고 국채와 다투기 시작했다. 재정과 AI 설비투자가 같은 저수지에서 물을 퍼 간다. 이 축은 다음 편의 주제와 직결된다(§08).
제목 위의 계기판이 이 표다. #13과 마찬가지로 라이브 위젯이라 게시 후에도 최신 관측값으로 갱신된다 — 게시 시점 값은 이 표에 남는다. 이벤트형 바늘(①②③)은 자동 판정이 불가능해 사람이 확인한 날짜가 붙어 있고, ③의 D-카운트만 날짜 산술로 매일 다시 센다.
| # | 바늘 | 지금 (게시 시점) | 읽는 법 · 움직이면 |
|---|---|---|---|
| ① | 삼성 이사회 | 8월 이사회 예정 · 100조 보도 (미공시) [주시 · 08.20] | ★삼성전자가 8월 중 이사회를 소집해 특별현금배당 등 주주환원을 의결할 예정이며 규모 100조 초과로 보도됐다(머니투데이 단독 8/20 등). ★아직 공시가 아니라 보도다 — DART 결의 공시가 나와야 발화. ★★관전은 금액이 아니라 형태다: 하이닉스는 소각(현금 0·지분율↑), 삼성은 배당(현금 유입)으로 전해진다 — 두 지배주주의 수요가 다르다는 가설의 시험대. |
| ② | 하이닉스 40조 소각 | 40조 매입·전량소각 (8/19 발표) [발화 · 08.20] | 2026-08-19 발표로 발화. 40조43억4천만원·2,407만주(발행 3.3%)를 8/20부터 3개월 매입 후 전량 소각. 2025~2027 누적 FCF 50% 이상 환원 명시, 국내 상장사 최대. ★다음 확인점은 병행 검토 중인 배당 확대안 — 소각만으로는 SK㈜에 현금이 0이라 재산분할 수요(9,440억)가 안 풀린다. |
| ③ | 재무부 바이백 창 | 개시 D−20 · 판정 D−76 (개시 전) [대기 · 08.20] | 미 재무부가 장기국채 바이백을 회당 $20억 → 최소 $40억으로 배증(10~20년·20~30년 구간). ★기간이 정해진 개입이라 종료일이 판정일이다 — 11/4 는 중간선거(11/3) 바로 다음날이자 다음 분기 국채발행계획 발표일이다. 창이 닫힌 뒤 장기금리가 어디로 가는지가 #13 논제의 답이다. |
| ④ | 실질−BEI 분리 | 실질30y -5bp / BEI +4bp (5일) [주시 · 08.19] | BEI 5일 변화 |10bp|↑ 발화(개입이 기대까지 건드림) · 분리폭 |5bp|↑ 주시. 실질만 움직이는 동안은 수급 개입의 지문. |
| ⑤ | 미일 10년 갭 | 176bp [대기 · 08.19] | 150bp↓ 발화(리패트리 임계) · 170bp↓ 주시 |
| ⑥ | 원화 전통화 절상 | +10.7% (4쌍 평균) · 경상 $266bn [발화 · 08.20] | 6/5(원화 최약) 대비 4쌍 평균 10%↑ 이면서 원화 고유(스프레드 3%p 이내)면 발화 · 5%↑ 주시. 통화별로 갈리면 달러 요인이라 이 바늘의 의미가 약해진다. |
지난 편들의 바늘 둘은 은퇴했다 — 자사주 의무소각 시한 D-카운트는 ②(하이닉스 40조)로 흡수됐고(2027-09-06 시한 자체는 유효하다), 보험업법·삼성생명 바늘은 정보량이 낮아 내렸다. 원유 활주로·ERP 균열 바늘은 이번 편에서는 일단 내렸다 — 원유는 §05의 본문으로 남기고, 컴퓨트·ERP 축은 다음 편의 자리다.
나흘의 기록을 닫는다. #13이 “아무도 값을 정하려 하지 않는다”로 끝났을 때, 우리는 자경단의 발소리를 기다렸다. 온 것은 자경단이 아니라 발행자 본인들이었다 — 재무부가 자기 채권을, 두 이사회가 자기 주식을 사겠다고 나섰다. 그리고 무대 밖에서는 환율이, 우회 경로가, 포지션이, 금리가 각자의 방식으로 가격을 밀고 있었다.
값을 정하러 온 사람들 가운데 가장 대담한 자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. 시카고에 있다 — 컴퓨트에 값을 매기려는 선물시장. 그리고 태평양 건너에는 그 값을 0으로 만들려는 나라가 있다. 다음 편, 「컴퓨트의 값」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