세 나라 모두 무역으로 달러를 번다. 다른 것은 그 다음이다. 최근 12개월 국제수지로 보면 — 한국은 경상흑자 $266.2bn을 벌어 그중 $117.7bn을 거주자 해외증권투자로 내보냈다. 상쇄율 44% — 번 달러의 절반 가까이가 바깥 자산이 된다. 일본은 흑자 $227.7bn에 해외증권투자가 +$19.2bn 순유입 — 나가기는커녕 돌아오는 중이다. 중국은 이 통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— 가계가 해외증권을 사는 채널이 닫혀 있다.
이 차이가 세 전략의 요약이다. 한국은 내보내고, 일본은 돌려세웠고, 중국은 원천적으로 금지한다. 하나씩 뜯어보기 전에, 이 차이가 남긴 가장 큰 흔적부터 본다 — 환율이다.
원·엔이 크게 무너졌던 2021~24년, 달러당 환율은 엔 +52.1%, 원 +35.3%, 위안 +11.7% 올랐다(우리 일별 실측). 통화 가치로는 엔 −34%, 원 −26%, 위안 −10% — 위안이 압도적으로 덜 빠졌다.
이상한 일이다. 금리차로는 위안이 제일 약해야 했다. 2022년 이후 중국 금리는 미국보다 낮았고 디플레이션까지 겹쳤다 — 캐리의 논리로는 최약체 후보다. 그런데 가장 덜 빠졌다. 캐리가 설명 못 하는 이 이례를 §01의 자금 흐름이 설명한다: 가계 저축이 미국 증시로 새는 구조 채널(서학·NISA·기관 해외투자)이 있는 통화만 구조적으로 빠졌다. 유출 채널의 유무가 통화의 운명을 갈랐다 — 흡수 장치 가설의 환율 쪽 교차 검증이다.
위안 가치는 2024년 말 89.4에서 2026년 8월 96.7까지 올라왔다 — 아시아 통화 절상 국면에 사실상 동참 중이다. ‘공조 밖의 제3자’가 아니라 조용한 참여(관세·기술 협상의 대가로 절상 수용)일 가능성이 열린다. 판별은 인민은행 고시 행태가 한다 — 파이프라인 감시 중.
#07에서 우리는 일본이 주주환원의 왕좌를 “소수점 둘째 자리까지” 따라잡았다고 썼고, #10에서 그 절반은 왕좌가 스스로 내려온 것임을 확인했다. 나머지 절반 — 일본이 실제로 올라간 부분 — 이 일본의 대답이다.
방어의 도구는 #08에서 본 그 제도들이다. 자사주 매입 사상 최대 ¥17조(2026), 도쿄증권거래소의 PBR 1배 미만 개선 캠페인 — TOPIX 과반이 자본비용 공시(2026-05), 정책보유주 해소 가속. 성적은 닛케이 사상 최고권, 그리고 §01의 실측 — 거주자 해외증권투자가 +$19.2bn 순유입으로 전환됐다. 나가던 돈이 돌아오고 있다 — 자국 증시의 매력 회복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가장 단단한 증거.
단, 일본의 전략은 유출의 ‘차단’이 아니다. 연기금과 보험이 쌓아둔 미국 자산은 그대로 들고 있고(#08의 자본수출국 구조), NISA 가계 저축의 일부는 여전히 미국 펀드로 간다(배분 계량은 미확보 — 정성 판단). 기존 미국 자산의 수익은 계속 누리면서, 신규 자금이 나갈 이유를 국내 증시의 매력으로 지우는 것 — 일본의 전략은 이 병행이다.
한국의 대답은 제도의 추격이다. 밸류업 계획 공시 177개사, 상법 1차(이사 충실의무를 전체 주주로)·2차(집중투표 의무화)·3차(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+ 배당소득 분리과세), SK하이닉스 12.2조 소각, 삼성전자 자사주 6.1조. 방향은 분명히 일본의 길이다.
성적표는 반쪽이다. 코스피는 5000과 6000을 뚫었지만 7월에 −31%로 그 상승의 사이클성이 드러났고(#09 — 부러진 가지), 총주주환원율은 1.61%로 4개 시장 중 여전히 바닥, 아시아 바스켓 대비 구조적 디스카운트 −14%p도 그대로다. 그리고 §01의 숫자 — 흑자의 44%가 해외증권으로 나간다. 제도는 일본을 따라가는데 자금은 반대로 나간다.
이 자리가 우리 자리다. 자본계정은 열려 있고(나갈 자유는 완전한데), 환원율은 최하위(남을 이유가 부족하다) — 미국 증시 입장에서 한국은 가장 좋은 자금 공급처다. 서학 보관액 256조가 그 증거이고, #10 §05의 가설이 맞다면 그 256조는 미국 증시가 꺾일 때 손실을 흡수하는 자리에 있다. 상법 3차의 실집행 — 환원율 1.61%가 실제로 움직이는지 — 이 한국 전략의 진짜 시험이다.
다만 8월 10일에 새 장면이 하나 추가됐다. 코스닥이 +6.97% 급등했는데 — 삼성전자·SK하이닉스가 보합인 채로, 바이오·반도체 장비·이차전지가 끌었다. 수급이 특이했다: 코스닥 외국인이 +1,031억 순매수로 전환했고, 기관 +5,661억 중 투신 +1,690억·연기금 +823억 — 8월 내내 “기계적 매수뿐”이던 기관 수급에 방향성 자금이 처음 등장했다. 같은 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−1.49조를 팔았다. “한국을 떠난다”가 아니라 “쏠림 94%의 두 종목에서 나와, 그 투자 사이클의 수혜 체인으로 이동한다”에 가깝다 — 오른 세 그룹(장비·ESS·바이오)이 정확히 미국 AI 투자 확대의 낙수 좌표다.
이 로테이션은 이 절의 논지를 흔들지 않는다 — 오히려 입체화한다. 한국은 미국 AI 투자의 자금 공급처이면서, 동시에 그 투자의 수혜 지역이기도 하다. 나가는 돈(서학)과 도는 돈(로테이션)이 같은 사이클의 두 얼굴이다. 각주 하나 — 이 급등의 ‘크기’의 상당분은 증폭기가 만들었다: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 하루 거래대금 1.15조(전체 ETF 3위), 신용융자 사흘 연속 증가(29.2조). 방향은 재료가, 크기는 기계가 만들었다. 빚과 함께 오는 반등이라는 점은 #03 이후 우리가 아는 감시 대상이다.
중국의 대답은 두 동작이다. 차단: 가계의 해외증권 채널은 닫혀 있고(§01·§02의 증언), 국가 단위로도 흡수층에서 빠지는 중이다 — 미 국채 보유를 피크 대비 크게 줄였고, 인민은행은 금을 20개월 연속 매입해 2,346톤을 쌓았다. 복제: 부동산에서 밀려난 가계 저축을 A주로 유도하고(CXMT IPO $8.6bn·첫날 +466%), 중앙은행이 자사주 매입에 재대출(¥300bn 시설)을 대며, 증권감독위가 배당을 사실상 의무화한다.
그 결과가 우리 실측에 찍혀 있다. A주 배당 총액은 2018년 ¥1.13조에서 2025년 ¥2.63조로 7년에 2.3배가 됐고, 8년 연속 늘었다. 전체 A주 배당수익률은 2.42% — 미국 배당(1.28%)의 거의 두 배다.
구조는 미국과 정확히 거울상이다. 미국의 환원은 자사주 매입 중심(매입 1.78% + 배당 1.28%) — 끊기 쉬운 환원이고, 올해 실제로 끊었다. 중국은 배당 중심(배당 2.42% + 매입 0.11%) — 정책이 강제하는 끊기 어려운 환원이다.
한 줄로: 미국은 서사로 지불하고, 중국은 현금으로 지불한다. 국가가 머스크식 성장 서사를 팔 수는 없으니, 저축을 국내 장치에 붙잡아두는 대가를 현금으로 치르는 것이다. 각주 하나 — 그 현금의 27.9% 이상은 국유 지분을 통해 국고로 돌아간다(우리 상위 20개사 실측, 하한). 주주환원이면서 동시에 재정 환류다.
세 대답을 한 좌표에 놓으면 가위가 보인다. 미국은 환원을 내려도 물이 온다(총환원 3.06%로 반토막, 순발행 전환 — 그런데 유입 $901.8bn 사상 최대). 아시아는 올려야 물이 남는다 — 일본 ¥17조, 한국 상법 3차, 중국 배당 의무화. 특권과 비용의 가위다.
제도의 축에서도 같은 가위가 벌어진다. 미국 기업들은 델라웨어를 떠나며 이사 충실의무의 집행에서 벗어나는 중이고(테슬라가 앞장선 텍사스행), 한국은 상법을 고쳐 그 의무를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중이다. 환원율만 반대로 가는 게 아니라 지배구조의 규범 자체가 반대로 간다.
이 가위의 문화적 기원에 이름을 붙이면 ‘서사 주주의 탄생’이다. 배당 없이 시총 1조 달러 — 테슬라가 실증했고, 주주에게 현금흐름 대신 로드맵을 지급하는 계약이 규범이 됐다. 그 계보의 현재가 알파벳이다: 자사주 매입 $0, 그리고 같은 분기 유상증자 $49.6bn — 돌려주기를 멈춘 게 아니라 걷기 시작했다(#10). 서사가 통하는 시장은 열매를 끊을 수 있고, 서사를 팔 수 없는 시장은 열매를 늘릴 수밖에 없다. 가위의 양날은 결국 ‘무엇으로 지불하는가’의 차이다.
| 기준 | 일본 · 나눈다 | 한국 · 따라간다 | 중국 · 막는다 |
|---|---|---|---|
| 유출 방지 | 순유입 전환 (+$19.2bn) | 상쇄율 44% · 서학 재점화 | 채널 차단 — 환율이 증언 |
| 동조화 방지 | 불가 (편승분 노출) | 불가 — β 1.469 실측 | 간접 노출 (수출·심리) |
| 위기 시 손실 배분 | 절반 노출 (연금·보험의 미국 자산) | 정면 — 서학 256조가 흡수층 안 | 면역 (흡수층 밖) |
| 지불한 비용 | 이중 포지션의 복잡성 | 아직 못 받은 재평가 | 자본 효율 · 손실의 국내화 |
유출 방지의 성적은 환율이 이미 매겼다 — 금지(중국)가 이겼고, 되돌리기(일본)가 통했고, 한국은 통화 가치로 대가를 치렀다. 그러나 세 전략 모두 동조화는 못 막는다. 7월이 실증이다: 미국 −4.86%에 한국 −21.18%(β 1.469), 일본 −6.86%. 세 대응은 전부 유출 방지책이지, 미국 증시가 흔들릴 때 같이 흔들리는 것의 방지책이 아니다.
그리고 진짜 시험은 아직 오지 않았다. #10의 두 기둥 — 물(유동성)과 열매의 증명(수익화) — 의 스트레스가 겹치는 2026년 4분기~2027년의 창이 그 시험이다. 그 창이 실제로 열리면, 세 대답의 차이는 ‘성장률의 차이’가 아니라 ‘손실이 누구 장부에 남는가의 차이’로 판명될 것이다.
미국행 자금이 수익률을 따지기 시작하는 날 — #10의 표현으로 “물이 열매를 묻는 날” — 은 아직 오지 않았다. 오기 전에, 우리 돈이 이 구조의 어느 자리에 앉아 있는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