미국의 총주주환원수익률(배당+자사주 매입 ÷ 시총)은 2018년 5.78%에서 2025년 3.06%로 내려왔다. 거의 반토막이다.
추격은 배당 축에서 가장 정직하게 보인다 — 세 나라 모두 같은 기준으로 재기 때문이다. 2018년 미국과 일본의 배당수익률은 같은 자리에서 출발했다(1.98% vs 1.97%). 2021년에 교차했고, 지금은 일본(1.94%)이 미국(1.28%) 위에 있다. 한국(1.40%)도 미국 위다. 배당성향 축에서는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따라붙었다(#07). 일본이 뛰어올랐다기보다, 왕좌가 스스로 내려온 것이다.
그런데 수익률은 분수다. 분자(돌려준 돈)가 멈춰서 내려온 건지, 분모(시총)가 뛰어서 내려온 건지 — 하강선 하나로는 알 수 없다. #07은 그 분수를 열지 않았다. 이번 편은 연다.
분수를 열면 이렇게 된다. 미국 기업이 주주에게 돌려준 절대 금액은 2018년 $1,460bn에서 2025년 $2,110bn으로 +45%(연 +5.4%) 늘었다. 같은 기간 시총은 $25,200bn에서 $68,900bn으로 +173%(연 +15.4%). 환원율이 반토막 난 건 돌려주기를 멈춰서가 아니라 주가가 세 배 빨랐기 때문이다.
그러니까 #07의 하강선은 절반이 착시였다. 여기까지가 어제의 이야기다.
올해, 분자가 멈췄다. 2025년에 capex가 +20% 늘 때 자사주 매입은 +9% 늘었다. 2026년 1분기, capex +39% vs 자사주 매입 +1%. 골드만삭스는 2026년 연간으로 capex +33% vs 매입 +3%를 본다. 1년 만에 가위가 완전히 벌어졌다.
개별 기업으로 내려가면 더 선명하다. 알파벳은 2026년 2분기 자사주 매입을 $0으로 끊었다. 1년 전 같은 분기에 $13.2bn이었다. 10년 만의 중단이다. 그리고 같은 분기에 한 걸음 더 갔다 — 유상증자 $49.6bn과 선순위채 $20.3bn, 합쳐 약 $70bn을 AI 인프라 명목으로 조달했다. 장기부채는 한 분기 만에 $46.5bn에서 $98bn으로 배가 됐다.
여기서 이번 편의 질문이 나온다. 앞으로 미국의 주주환원성향은 어떻게 될 것인가. 성향은 결국 잉여현금흐름에서 capex를 뺀 나머지의 함수다. 그러니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— capex는 줄어들 수 있는가.
세 겹으로 잠겨 있어서, 줄어들기 어렵다.
여기에 하나가 더 온다. 감가상각의 벽이다. 직전 4개 분기 capex $434bn의 감가상각이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에 걸쳐 손익계산서에 본격 도달한다. 잉여현금흐름이 한 번 더 조여진다. capex는 못 줄이고 감가상각은 늘어난다면, 남는 조절 변수는 하나뿐이다 — 주주환원.
그리고 전환점 하나는 이미 지나갔는지 모른다. 우리 파이프라인의 시총가중 순발행률(Δ주식수×주가÷시총)로 보면, 자사주 매입이 발행·보상 희석을 눌러 온 순소각이 2022년 −5.6%, 2024년 −2.0%였는데 — 2025년 +0.03%로 부호가 넘어왔다. 매입이 희석을 더는 못 이기는 지점이다. 연도 요동이 있는 지표라(2023년에도 +0.1) 확정 판정은 2026년 값이 하겠지만, 알파벳의 개별 사례와 방향이 같다.
열매가 마른다고 공표한 나무에 물이 줄었을까. 반대다. 최근 12개월(2025-06~2026-05) 외국인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$901.8bn — 같은 기간 미 국채 순매수($282.1bn)의 3.2배다. 미국이 바깥에서 돈을 조달하는 주 채널은 이제 국채가 아니라 주식이다.
잔고로 보면 외국인이 들고 있는 미국 주식은 $19,860bn(2025-06 말, +17.7% yoy), 미국 증시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18%로 사상 최고다. 아폴로의 슬록은 이 그림을 한 문장으로 불렀다 — “무역적자의 거울상.” 미국에 물건을 판 나라들이 받은 달러가 미국 자산으로 재활용된다는 뜻이다.
한국의 자리가 그 안에 있다. 예탁결제원 결제 실측(우리 파이프라인 #55)으로 서학개미의 외화 주식 순매수는 올해 4~5월 잠깐 순매도(−$0.5bn, −$0.9bn)로 돌았다가 — 국장이 폭락하고 원화가 강해진 7월에 +$4.6bn으로 재점화됐다. 최근 14개월 중 셋째로 큰 달이다. 그 사이 보관액은 5월 말 $204.2bn(301조 원)에서 7월 중순 $177.3bn(256조 원)으로 줄었다(언론 보도 기준). 사면서도 잔고가 준다 — 산 것보다 빠진 게 컸다.
일본도 같은 물길 위에 있다. NISA로 동원된 가계 저축의 상당분이 미국 펀드로 흘러간다는 지적이 반복되지만, 배분 비중의 공식 계량은 확보하지 못했다 — 정성 서술에 그친다.
이자도 없고 만기도 없는 조달. 잘되면 배당 대신 성장 서사로 갚고, 폭락하면 장부에서 증발하는 대외부채. 주식형 조달의 성질이 원래 그렇다. 그렇다면 — 열매를 줄이면서 물을 사상 최대로 받는 이 조합은, 우연일까.
올해 1분기 공식 통계에 그 메커니즘의 한 장면이 찍혔다. 미국은 그 분기에 경상적자 $226.8bn을 냈다. 그런데 대외순부채(NIIP)는 오히려 $600bn 개선됐다. 어떻게? 외국인이 들고 있던 미국 자산의 평가가 내려가면서 부채 측에서 $1,180bn이 장부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. 적자는 실물로 내고, 부채는 외국인 계정에서 지워지는 분기 — 이것이 밸류에이션 효과다.
전례도 한 번 있다. 1998~2001년. 닷컴 붐의 외국인 고점 매수와 자본이득세 급증 위에서 미국은 4년 연속 재정흑자를 냈고 부채비율은 49%에서 33%로 내려갔다. 그리고 2000~02년 폭락의 손실은 고점에 들어온 외국 자금 — 주로 유럽 — 이 흡수했다. 이 기계는 한 번 작동한 적이 있다.
이 가설이 맞다면, 한국 가계의 $177.3bn은 그 흡수층의 일부다. 위 차트 6의 “샀는데 줄었다”가 바로 그 자리에서 벌어지는 일이다.
누군가 설계했다는 증거는 없다. 관찰 가능한 것은 결과의 정합뿐이다 — 환원 축소·유입 최대·손실 수출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는 것. 의도의 언어(“장치”)는 이 정합을 부르는 이름이지, 입증된 사실이 아니다. 반증 지표: 자사주 재가속(capex 축소 신호), 외국인의 미국 주식 순매도 전환.
유입 $901.8bn으로 증가 $2,880bn을 갚는 산수는 성립하지 않는다. ‘해결’을 상환이 아니라 부채비율 안정화로 다시 정의하면 문턱값이 나온다 — 명목성장이 5.9%를 넘으면 비율이 멈춘다. 지금은 4.7%. 격차 1.2%p를 좁힐 후보는 사실상 하나뿐이다 — 글로벌 자금이 조달한 AI 투자의 성장 기여(+0.5~1.0%p 추정). 여기에 강세장 정점의 자본이득세(~$300bn, 적자의 15%)가 보태진다.
그래서 결론은 조건문이다. AI 투자가 생산성으로 이어지면 이 구조는 부채 문제를 실제로 완화한다. 이어지지 못하면, 남는 것은 손실의 수출뿐이다 — 그것도 대외 계정만 지켜줄 뿐, 재정은 못 지킨다. 판정은 다음 절의 두 기둥으로 넘어간다.
이 기계가 서 있으려면 기둥이 둘 다 서 있어야 한다. 기둥 하나는 물 — 유동성이 capex 조달을 계속 받아줘야 한다. 기둥 둘은 열매의 증명 — AI가 돈이 된다는 걸 실적으로 보여줘야 한다. 문제는 두 기둥의 시간표가 어긋나 있다는 것이다.
| 시점 | 기둥 1 · 물 (유동성) | 기둥 2 · 열매의 증명 (수익화) |
|---|---|---|
| 지금 | 순풍 — TGA 환류 +$58.2bn, 준비금 3조 재돌파 | 균열 — 브로드컴 경고(6월), 낸드 실적 쇼크(8월) |
| 8월 말 | 엔비디아 실적 — 다음 심판일 | |
| 9월 | FOMC(15~16) · BOJ — 인상이면 조달비용 추가 압박 | |
| 10월 | 역풍 — TGA $1,005bn 재축적 + 리펀딩 + 발행 경쟁(하이퍼스케일러 $400bn 페이스 + 연방 $2,000bn) | |
| 4Q26~2027 | 발행 소화 시험 지속 | 감가상각 벽 도달 — 수익이 D&A를 추월하는지 증명 요구 |
물 기둥의 바닥도 이번에 실측해 두었다. 재무부의 단기물 편중을 받아주는 현금 풀 — MMF $8,400.6bn(석 달 +$149.8bn), 달러 스테이블코인 $307.2bn(테더 단독으로 글로벌 20위권 미 국채 보유자다. 다만 최근 30일 −$2.3bn 정체), 4주물 응찰배수 2.68(20경매 평균 2.86, 저점 이탈 아님). 연준의 역레포 완충이 소진된 지금, 10월의 TGA 재축적을 준비금 대신 받아줄 수 있는 건 이 둘의 성장뿐이다 — 아직 스트레스 신호는 없다. 베이스라인은 잡았다.
두 스트레스가 2026년 4분기~2027년에 겹친다. 위기가 온다면 그 창이 유력하고, 시작점은 주가보다 크레딧일 가능성이 높다 — 은닉 부채 $1,650bn은 오프밸런스라 보이지 않고,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프라이즈가 나온다. 첫 균열은 신규 채권 발행의 소화(스프레드·청약배수)에서 읽힐 것이다.
단, §05의 구조가 여기 결합되면 결론이 뒤틀린다. 위기가 와도 손실의 배분은 이미 정해져 있다 — 주식은 외국인 지분($19,860bn)이, 크레딧은 채권·SPV 투자자가 흡수하고, 데이터센터는 미국 땅에 남는다. 그래서 기본 시나리오는 ‘관리 가능한 위기’다. 관리 불능이 되는 경로는 하나뿐이다 — 손실을 뒤집어쓴 바깥의 돈이 달러 자산 자체를 떠나기 시작하는 순간.
열매를 묻지 않고 흐르던 물이 언제 묻기 시작하는지 — 그것이 이 지도의 다음 페이지다.